AI와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는 제조혁신을 이끄는 핵심 기술이지만, 그 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고, 예측을 제공하는 데 뛰어나지만, 모든 상황을 이해하거나 모든 맥락을 반영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래서 AI 시대일수록 인간의 판단과 경험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첫째, AI는 데이터가 없는 상황을 처리하기 어렵다. 새로운 공정, 신제품, 비정형 문제 등 과거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면 AI는 제대로 예측할 수 없다. 반면, 경험 많은 관리자는 공정의 특성과 작업자의 행동, 과거의 유사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둘째, AI는 현장의 맥락(Context)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불량 패턴이라도 원인이 사람의 컨디션, 작업장 분위기, 소재의 미세한 감촉 차이처럼 정량화하기 어려운 요소일 수 있다. 이런 변수는 AI가 수치로 분석하기 어렵지만, 숙련된 작업자는 즉각적으로 감지한다.
셋째, 윤리적, 전략적 판단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정을 고속으로 운영하라는 AI의 제안이 있더라도, 안전, 품질, 근로자 부담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관리자이다. AI는 “효율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인간은 “책임”과 “균형”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넷째, AI는 예외 상황 대응에 약하다. 설비 고장, 공급망 붕괴, 긴급 납품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인간의 직관과 즉시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많은 스마트팩토리에서도 중요한 결정은 여전히 인간이 내린다.
AI 기반 생산관리는 인간의 일을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높은 차원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다.
결국 미래 제조의 경쟁력은 AI의 성능이 아니라 AI와 인간이 얼마나 균형 있게 협업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이 완성하지 못하는 마지막 1%는 항상 인간의 몫이며, 그 1%가 기업의 성패를 가른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