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배달 전문 죽 업체가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휘말렸다. 소비자들이 ‘정성껏 만든 수제 죽’이라 믿고 주문한 제품이 사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레토르트 제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아르바이트생이 촬영한 사진과 함께 “이곳 배달 죽집은 죽 한 그릇에 1만3,500원을 받지만, 실제로는 마트에서 4,980원에 1+1 행사로 판매되는 제품을 데워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개당 2,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6개 세트는 개당 2,316원, 9개 세트는 개당 2,988원 수준이다. 그러나 동일 제품이 배달앱에서는 최소 4~6배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가게가 ‘샵 인 샵(shop-in-shop)’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 매장에서 여러 상호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식 출처나 실제 조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배달기사는 “상호명과 주소를 확인하면 샵 인 샵 여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며 “지하 주방 몇 호로 표기된 업체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 반응은 거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자레인지 대행업체냐”, “2000원대 제품을 몇 배로 받는 건 너무하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배달 전문 냉면집에서도 팩 포장 고기를 데워 주는 걸 보고 실망한 적 있다”며 “앞으로는 가게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했다.
배달 기사들에 따르면 레토르트 제품 판매는 일부 영세업체에서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소비자를 속이는 방식은 분명히 문제다. 한 기사는 소고기죽 420g 기준 단가 2,500원에서 배달비, 플랫폼 수수료, 용기비를 제외해도 5,000원 이상 남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배달앱에서 주문 전 가격과 제품 정보를 비교하고, 플랫폼은 상호와 운영 형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소비자원 역시 외식업·배달업계의 가공식품 미표시 및 허위광고에 대한 단속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조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