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공급망이 흔들리는 시대에 중소 제조업은 대기업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 해외 공장 셧다운, 물류 지연, 환율 변동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생산 일정과 납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외부 요인으로만 볼 수는 없다. 공급망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소 제조업의 생존 전략이 된다.

첫 번째 전략은 공급처 다변화이다. 특정 국가나 특정 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이 어렵다. 핵심 자재일수록 2~3개의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고, 리스크가 큰 지역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차세대 조달 거점’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두 번째는 적정 재고 전략이다.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최소 재고 전략은 오히려 납기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ABC 분석을 활용해 중요 자재는 안전재고를 높이고, 덜 중요한 자재는 JIT 방식으로 관리하는 혼합 전략이 유효하다. 이는 비용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현실적 선택이다.
세 번째는 공급망 가시성(Visibility) 확보이다. ERP, MES, 물류 추적 시스템 등을 통해 자재의 위치, 생산 상태, 납품 일정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할 수 있고, 리드타임 단축 효과도 생긴다.
네 번째는 협력업체와의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다. 정보 공유, 수요 예측 협력, 공동 구매 등 협력 수준을 높이면 전체 공급망의 안정성이 강해진다. 특히 중소기업은 협력사와의 관계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시나리오 기반의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 물류 지연 시 긴급 배송 전환, 공급처 마비 시 대체 자재 활용, 환율 급등 시 선매입 전략 등 사전 정의된 시나리오가 있어야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생산이 가능하다.
중소 제조업도 글로벌 변동성 속에서 다양한 위험을 가정하고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공급망 리스크는 피할 수 없지만, 준비된 기업만이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