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중국 ‘직구 공세’ 거세다…올해만 6,000억↑, 한국 소비자 직구 러시

미국행 막힌 중국, 한국시장 정조준…의류·식품·전자제품 등 전방위 공략

국내 소비자의 중국 직구(직접구매) 규모가 올해 들어 급격히 늘며 4조원을 돌파했다. 미국의 대중 고관세 정책으로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중국으로부터의 직구 구매액은 4조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4,651억원) 대비 약 18% 증가, 올해 전체 온라인쇼핑 성장률(4.5%)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의류·패션상품(1조9,116억원)이 가장 많았고, 음식료품(2,940억원), 가전·전자제품(2,487억원), 화장품(2,28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식료품의 직구액은 지난해 대비 105%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최창윤 국가데이터처 서비스업동향과장은 “홍콩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수입이 급증한 데다, 알리·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의 패션 상품 판매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는 최근 G마켓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G마켓은 지난달 2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향후 5년 내 G마켓(15조원)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5조원)의 거래액을 두 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신선식품 전문 채널 ‘알리프레시(AliFresh)’를 론칭하며, 컬리·쿠팡 등 국내 강자들이 장악한 온라인 마트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국발 ‘직구 공세’의 배경에 대미 수출 급감 이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1,286억달러로, 전년 동기(1573억달러)보다 287억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수출 다변화를 추진하며 한국·아세안·EU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8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으로 중국산 공산품의 한국 수출 전환이 늘면, 국내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산 저가 제품이 직구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며 소비자물가 하방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 직구 증가와 함께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9조 2,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이는 올해 1분기(2.6%)와 2분기(1.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발생한 ‘티메프 사태’의 기저효과가 사라진 데다, 민생쿠폰 지급과 증시 활황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액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9월 한 달 거래액은 23조 7,965억원으로,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 신형 모델이 온라인으로 판매된 것도 거래액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