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옆에 빽다방, 왜 비슷한 카페들은 항상 다닥다닥 붙어있을까?

경쟁자를 피하지 않고 모여야 사는 상권의 비밀, 호텔링의 법칙과 입지 선정

길을 걷다 보면 참 신기한 광경을 보게 된다. '메가커피'가 있는 건물 바로 옆에 '빽다방'이 있고, 길 건너에는 '컴포즈커피'가 자리 잡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경쟁자가 없는 텅 빈 동네에 혼자 가게를 차려야 손님을 독차지할 수 있을 텐데, 왜 이들은 굳이 피 터지는 경쟁을 감수하며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일까?

 

경영학과 생산관리에서는 상점의 위치를 정하는 '입지 선정(Facility Location)' 전략 중 하나인 '호텔링의 법칙(Hotelling's Law)'으로 이 현상을 설명한다.

 

 

1km 길이의 해변에 아이스크림 장수 A와 B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해변 전체의 피서객에게 가장 공평하고 편하게 아이스크림을 팔려면 A는 250m 지점에, B는 750m 지점에 자리를 잡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A가 가운데 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자신의 왼쪽 구역 손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B의 구역에 있던 손님 일부까지 빼앗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아챈 B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A를 향해 가운데로 이동한다. 결국 서로 손님을 더 차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이다 보면, 두 장수 모두 해변의 정중앙(500m 지점)에서 등을 맞대고 장사를 하게 된다.

 

현실의 카페나 햄버거 가게들도 이와 똑같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지하철역 앞이나 횡단보도 근처라는 '정중앙'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모여드는 것이다. 경쟁자를 피해 변두리로 뚝 떨어져서 장사하면 경쟁은 피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커피를 사 마실 손님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진다.

 

게다가 비슷한 가게들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저 골목에 가면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 가게가 많아!"라는 인식이 생겨, 커피를 찾는 동네 사람들 전체를 그 골목으로 끌어모으는 이른바 '집적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결국 메가커피 옆에 빽다방이 있는 것은 상권을 분석하지 않고 무작정 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치열한 눈치싸움 끝에 내 가게의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고 유동 인구를 최대한으로 흡수하기 위해 계산된 아주 치밀하고 수학적인 전략의 결과물인 셈이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