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Z세대(1997~2006년생)가 뽑은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때 '아재폰'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갤럭시 브랜드가 젊은 층의 신뢰를 되찾으며, 국내 IT 기업의 세대교체 마케팅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9일 글로벌 리서치 플랫폼 와이즈앱이 발표한 '2026 Z세대 브랜드 트렌드 리포트: IT편'에 따르면, Z세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62%의 지지율을 얻어 애플(51%)을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앞섰다. 이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결과다. 2024년까지만 해도 Z세대는 '애플=혁신'이라는 공식을 당연시했고, 삼성전자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AI 기술과 개인화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판도가 뒤바뀌었다.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혁신 브랜드' 외에도 '제품 신뢰도'(40%)와 '친환경 이미지'(21%)에서도 애플을 압도했다. 반면 애플은 '디자인'(25%) 부문에서만 우위를 점했다. 이는 Z세대가 단순히 감각적 디자인보다 실질적 기술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Z세대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브랜드 순위에서 삼성(82%)은 카카오톡(76%)보다 높은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84%)와 유튜브(83%)가 상위권을 형성했지만, 삼성은 하드웨어 제조사로서는 유일하게 톱5 안에 들었다. LG전자는 콘텐츠 및 생활가전 분야에서 76%의 사용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러한 역전 드라마의 배경에는 AI 기술 선점이 자리잡고 있다. Z세대 10명 중 9명은 AI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으며, 삼성 사용자의 60%는 갤럭시 AI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다. 특히 AI 통역 기능(38%)과 AI 검색 기능이 가장 인기 있으며, 이는 Z세대가 단순한 기능 이상의 실용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은 기술 스펙 중심의 마케팅으로 중장년층에 어필했지만,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개인화 경험, 친환경 가치, 소셜미디어 친화적 캠페인으로 Z세대와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틱톡, 인스타그램 등 Z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 협업과 챌린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브랜드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반면 애플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에서 상대적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가격대가 높아 Z세대에게 진입 장벽이 있고, AI 기능 도입 속도에서도 삼성에 뒤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이번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단순히 제품 품질뿐만 아니라 세대별 가치관을 정확히 이해하고,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 마케팅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Z세대는 더 이상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브랜드 가치와 혁신성을 능동적으로 평가하는 주체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