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커머스 업계, 상반기 ‘양극화’ 뚜렷…쿠팡·네이버 성장, 전통 대형사 역성장

프로덕트 커머스·전용 앱 강화로 신흥 강자 약진…
SSG닷컴·G마켓·11번가·롯데온은 매출 감소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 컬리는 외형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하며 상위권 경쟁력을 강화한 반면, G마켓과 SSG닷컴, 롯데온 등 일부 사업자는 매출 감소와 적자 확대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물류·배송 역량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일부 기업 중심으로 승자 독식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 매출 23조46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1·2분기 모두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4430억원으로 2244% 급증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으며, 2분기에는 50만 개의 신규 상품을 추가하고 당일·새벽 배송 주문이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상반기 커머스 매출이 1조649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3월 출시한 쇼핑 전용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페이지뷰와 거래액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컬리는 상반기 매출이 1조1595억원으로 8% 늘었고,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10년 만에 첫 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샛별배송을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해 수익성을 높였다. 

 

 

반면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의 실적은 악화됐다. SSG닷컴과 G마켓의 상반기 매출은 각각 7071억원, 38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24.8%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확대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마케팅 축소와 인력 감축을 진행했으나 매출 감소 폭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는 직매입 사업을 축소하며 오픈마켓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상반기 매출이 2242억원으로 26.7% 줄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롯데온의 상반기 매출은 548억원으로 4.9% 감소했으나, 그로서리 사업을 롯데마트로 이관하는 등 구조 조정을 통해 영업손실 규모를 170억원으로 축소했다. 회사는 최근 패션·뷰티 중심 전략과 개인 맞춤형 뷰티 앱 ‘트위즈’ 출시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경쟁력의 핵심인 물류·배송 인프라 확대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고객 규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기 손실 개선을 위해 직매입 축소 등 구조조정을 추진할 경우 매출까지 감소하는 역효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시장 내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