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계산기나 도구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려는 단계에 이르렀다.
‘감정 컴퓨팅(affective computing)’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얼굴 표정, 음성 톤, 심박수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의 감정 상태를 추정한다. 일부 챗봇은 사용자의 말투와 문맥을 파악해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 AI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이해’는 단순한 감정 인식과 다르다. AI는 데이터 패턴을 통해 감정을 ‘예측’할 뿐, 그 감정을 ‘느끼는’ 존재는 아니다. 즉, AI가 “당신이 슬프군요”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 슬픔의 무게를 체험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인간과의 감정적 소통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 인식 AI는 의료 상담, 교육,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감정 데이터의 민감성이다.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기술일수록 윤리적 책임이 더 무겁다. AI가 감정을 ‘이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정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기술로 발전하려면 투명성과 공감의 가치가 필수적이다. 결국 AI의 진화는 인간의 감정을 닮는 과정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의 반영이어야 한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