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쿠팡, 알럭스로 명품 중고 시장 진출…“프리 오운드” 테스트 시작

파페치 인수 효과 본격화…5조 원 규모 국내 중고 명품 시장 판도 흔드나

 

쿠팡이 명품 전문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를 통해 본격적으로 중고 명품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초부터 알럭스 앱 내에 ‘프리 오운드(Pre-owned)’ 코너를 열고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주요 럭셔리 브랜드의 중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앱에서 ‘Pre-Owned’라는 키워드로 검색해야 노출되는 테스트 형태로 운영 중이다.

 

상품은 구찌의 의류와 가방, 피아제·오메가 시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희소성이 높은 빈티지 라인업까지 포함한다. 배송은 로켓직구 방식을 활용해 4~7일 내로 받을 수 있고, 배송료와 반품료는 무료다. 무엇보다 쿠팡이 2023년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가 보증하는 정품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쿠팡의 이번 행보는 급성장하는 국내 중고 명품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23년 약 26조 원 규모에서 지난해 30조 원을 넘어섰으며, 2025년에는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명품 카테고리만 약 5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진출이 경쟁 구도를 크게 흔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 크림은 최근 ‘부티크’ 서비스를 ‘빈티지’로 개편하고 중고 명품 거래를 강화했으며, G마켓과 11번가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도 관련 카테고리 확대에 나섰다. 반면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기존 플랫폼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쿠팡이 점유율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로켓직구로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희귀 명품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실제로 까르띠에의 ‘옐로 골드 트리니티 다이아몬드 이어링’과 같은 1990년대 출시된 빈티지 아이템도 판매되고 있다. 다만 가격은 기존 중고 플랫폼보다 다소 높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이는 파페치의 정품 인증과 직배송 체계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향후 쿠팡이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쿠팡은 이번 서비스를 시작으로 명품 중고 카테고리의 상품 구성을 점차 확대하고,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는 쿠팡의 전략이 국내 5조 원 규모 중고 명품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e마케팅저널 조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