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작업, 바쁠수록 생산성이 떨어지는 역설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흐르게 하는 것이 성과를 만든다

현장에서 생산성이 떨어질 때 흔히 선택되는 대응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자”이다. 작업자를 더 투입하고, 여러 공정을 병렬로 돌리면 성과가 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시다발 작업이 생산성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공정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 방식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문제이다.

 

 

첫 번째 이유는 작업 전환에 따른 손실 증가이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 작업자는 반복적으로 작업을 바꾸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분산되고, 준비와 정리 시간이 늘어난다. 전환 시간은 작업으로 기록되지 않지만, 누적되면 실제 생산 시간을 크게 잠식한다.

 

두 번째는 우선순위 혼선이다. 동시에 여러 작업이 진행되면 무엇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가 불명확해진다. 작업자는 가장 급해 보이는 일에 반응하게 되고, 이는 계획과 다른 실행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병목 공정은 더 막히고, 비병목 공정은 과잉 생산 상태가 된다.

 

세 번째는 재공품(WIP) 증가이다. 동시 작업은 공정 간 연결을 느슨하게 만들어 재공품을 빠르게 늘린다. 재공품이 많아질수록 이동과 대기가 증가하고, 리드타임은 길어진다. 현장은 바빠 보이지만 실제 산출은 늘지 않는 상태가 된다.

 

네 번째는 품질 변동 확대이다. 작업이 분산되면 표준 준수가 어려워지고, 확인과 점검이 약해진다. 특히 작업 전환이 잦을수록 실수 가능성은 커지고, 재작업과 불량이 늘어난다. 이는 단기 생산량보다 장기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섯 번째는 관리 통제력 약화이다. 동시에 많은 작업이 진행되면 관리자는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문제는 늦게 발견되고, 대응은 항상 뒤처진다. 이는 현장의 자율이 아니라 통제 부재로 이어진다.

 

생산성은 작업 수의 문제가 아니라 흐름의 문제이다. 제한된 자원을 병목 중심으로 집중시키고, 작업을 순차적으로 안정되게 흘려보낼 때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진다. 동시다발 작업을 줄이고 흐름을 관리하는 공장이 조용하지만 강한 공장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