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비효율 중 하나는 작업 준비 부족으로 인한 대기와 중단이다. 작업자는 투입되었지만 자재가 없고, 공구가 준비되지 않았으며, 도면이나 지시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작업이 시작된다. 이 문제는 단발성이 아니라 반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원인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준비가 실패하도록 설계된 구조에 있다.

첫 번째 구조적 원인은 작업 시작 기준의 부재이다. 언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으면, 작업자는 ‘일단 시작’하게 된다. 자재, 공구, 설비 상태, 작업 지시가 모두 준비되었을 때만 시작해야 하지만, 이런 조건이 정의되지 않으면 준비 부족은 상시화된다.
두 번째는 작업 준비 책임의 불명확성이다. 자재 준비, 공구 세팅, 작업 지시 확인이 누구의 책임인지 명확하지 않으면, 각자가 상대방을 기다리게 된다. 준비는 모두의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영역이 된다. 이 공백이 대기시간으로 나타난다.
세 번째 원인은 작업 지시의 불완전성이다. 작업 순서, 우선순위, 변경 사항이 명확하지 않으면 현장은 준비 자체를 확신하지 못한다. 특히 계획 변경이 잦은 환경에서는 최신 지시가 무엇인지 불명확해져, 준비 부족과 재작업이 동시에 발생한다.
네 번째는 표준작업과 준비 절차의 분리이다. 많은 공정에서 표준작업은 존재하지만, 준비 단계는 표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준비가 표준화되지 않으면 사람마다 방식이 달라지고, 준비 시간과 품질은 불안정해진다. 작업 준비 역시 관리 대상 공정이다.
마지막으로 준비 상태를 확인하는 관리 체계의 부재가 문제를 키운다. 작업 시작 전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절차가 없으면, 문제는 작업 중에 드러난다. 이는 중단, 재이동, 재지시로 이어지며 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작업 준비 부족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 속도를 논하기 전에, 준비가 완성된 상태에서만 작업이 시작되도록 공정을 설계해야 한다. 준비가 안정되면, 생산은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