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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AI 제작 도서 395건 ‘납본 거부’… 저작권·품질 논란 확산

인공지능이 만든 도서 납본 요구에 제동… 저작권 문제·저작물 정의 논란 증폭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립중앙도서관이 최근 인공지능 생성물로 제작된 전자책 395건에 대해 납본을 거부했다. 납본은 출판사가 신규 출간 도서를 도서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제도인데, 국립중앙도서관이 AI 활요 저작물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출판계와 AI업계 모두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AI가 만든 저작물의 질적 문제와 저작권 인정의 어려움이 있다. 납본 거부 사유로는 내용의 반복성과 분량 미달, 그리고 기존 저작물과의 유사성 문제 등 ‘품질 저하’를 들었다. 실제로 AI 도서들은 인간 저자가 쓴 책과 달리 문장이나 내용 구성이 빈번히 반복적이고, 때로는 허위 내용이 포함되어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저작권법상 ‘저작자’는 인간에 한정되다 보니,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 귀속 문제도 불분명하다. AI 저작물은 저작권 보호받기가 어려워 법적·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상태다. 출판사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 지정 도서관에 납본 의무를 다하려 해도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셈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최근 문제로 부상한 AI 출판사의 납본 도서는 내용을 꼼꼼히 검토한 결과, 반복되는 표현과 부족한 분량 등으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접수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앞으로 AI 저작물과 관련해 납본 제도 자체를 정비하고, 선정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출판사 및 AI 출판 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출판물도 저작물로 인정받고, 출판사들의 납본 의무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납본 거부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AI 출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술 진보를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문화계 및 일부 전문가 그룹은 “AI 출판물이 다수 쏟아지는 현 상황은 ‘저질 딸깍 출판’ 우려를 낳고 있고, 도서관이 문화유산으로서의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번 사태는 국내에서 인공지능 기본법이 시행된 시점과 맞물려 AI 저작물에 대한 국가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AI 출판물의 납본을 임의로 제한하면서 법·제도 정비 필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업계에서는 AI 콘텐츠의 질 관리와 저작권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로 생산된 출판물의 대량 생성은 출판 생태계에 큰 도전 과제”라며 “국가 기관인 도서관이 선제적으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필수적이지만, 기술 발전에 발맞춘 유연한 규제와 지원 정책이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e마케팅저널 박혜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