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홈플러스, 직원 급여 지급 무기한 유예…점포 추가 폐점 발표

기업 회생 절차 속 자금난 심화…법원 영장 기각 직후 구조조정 수순 가속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심각한 자금난을 이유로 직원 급여 지급을 무기한 유예하고, 전국 점포에 대한 추가 폐점을 단행하기로 했다. 급여를 분할 지급한 사례는 있었지만, 지급 자체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플러스는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각종 세금과 공과금 체납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직원 급여를 분할 지급할 정도로 자금 상황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지급 예정이던 1월 급여는 재무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기한 없이 유예됐다. 회사 측은 “재무 여건이 호전되는 즉시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같은 날 홈플러스는 점포 구조조정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문화점, 부산감만점, 울산남구점, 전주완산점, 화성동탄점, 천안점, 조치원점 등 7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지난해 12월 5개 점포, 올해 1월 5개 점포의 폐점에 이어 추가로 영업 중단이 결정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영업 중단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는 영업 중단 점포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는 타 점포 전환 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같은 날 오전 법원이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직후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 부회장 등 임원진 4명에 대해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약 82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 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회장 등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불구속 상태여야 직원 급여 지급과 회사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장 기각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급여 지급 유예와 대규모 점포 폐점 계획이 경영진 명의로 발표되면서, 경영 정상화 의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채권단을 향한 압박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 등 주요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급여 체불과 추가 폐점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MBK 측이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영자금 수혈 여부에 따라 회생이냐 청산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대주주인 MBK가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명분으로 점포 폐점과 급여 유예를 강행하며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여 지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과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향후 채권단의 자금 지원 여부와 법원의 회생 절차 진행 방향이 홈플러스의 존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