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제조현장은 한 번에 설비를 교체하지 못한다. 그 결과 노후 설비와 신형 설비가 동시에 운영되는 다기종 설비 혼재 공장이 된다.
이 환경에서는 설비 성능 차이, 자동화 수준 차이, 고장 빈도 차이로 인해 생산 계획과 현장 운영이 쉽게 흔들린다. 생산관리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설비를 동일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전제로 한 운영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첫 번째 전략은 설비별 역할 구분이다. 모든 설비를 동일한 기준으로 운영하면 비효율이 발생한다. 신형 설비는 핵심 공정이나 병목 공정에 배치하고, 노후 설비는 보조 공정이나 변동 대응용으로 활용하는 식의 역할 분리가 필요하다. 이는 설비 성능 차이를 약점이 아니라 운영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공정 능력 기반 생산계획 수립이다. 설비마다 가동 속도, 정밀도, 고장 가능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표준 시간으로 계획을 세우면 실행 단계에서 무너진다. 설비별 실제 공정 능력을 반영한 계획이 필요하며, 특히 병목 설비는 항상 기준점으로 관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유연한 라인 밸런싱과 작업 배치이다. 자동화 수준이 다른 설비가 섞여 있으면 작업자 개입 정도도 달라진다. 작업자를 설비에 고정하기보다 공정 흐름에 맞춰 탄력적으로 배치해야 전체 라인이 안정된다. 다기능 작업자 육성은 이 환경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네 번째는 설비별 유지보수 전략 차별화이다. 노후 설비는 예방 중심의 점검이 중요하고, 신형 설비는 데이터 기반 상태 관리가 효과적이다. 모든 설비에 동일한 보전 기준을 적용하면 비용만 늘고 효과는 떨어진다. 설비 특성에 맞춘 보전 전략이 생산 안정성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표준의 현실화이다. 혼재 환경에서는 하나의 표준으로 모든 설비를 통제하기 어렵다. 공통 기준은 유지하되, 설비 특성별 보조 표준을 운영해야 현장이 표준을 지킬 수 있다. 표준을 지키기 쉬운 구조가 곧 안정적인 공장이다.
공장은 설비 차이를 인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다기종 설비 혼재 공장은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운영 역량을 증명하는 무대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