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관리는 숫자로 말하는 영역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문제는 숫자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신호(Signals) 로 먼저 드러난다.
납기 지연, 불량 증가, 생산성 저하 같은 결과 지표만 보고 대응한다면 이미 늦다. 유능한 생산관리자는 지표 이전에 현장이 보내는 미세한 변화를 먼저 감지한다.

첫 번째 신호는 현장의 대화와 분위기이다. 작업자가 특정 공정을 꺼리거나, 같은 불만이 반복된다면 이는 공정 설계나 작업 조건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숫자는 아직 정상일 수 있지만, 현장의 피로와 불편은 곧 품질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작업 방식의 비공식적 변화이다. 작업자가 표준작업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순서를 바꾸거나 우회 작업을 한다면, 표준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불량의 전조이며, 표준 개정이 필요하다는 현장 신호이다.
세 번째는 재공품과 자재의 위치 변화이다. 특정 공정 앞에 물건이 쌓이기 시작하거나, 임시 보관 장소가 늘어난다면 병목이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WIP 수치가 보고서에 나타나기 전, 현장에서는 이미 흐름이 막히고 있다.
네 번째는 사소한 품질 이상과 재작업 증가이다. 불량률은 낮지만, ‘조정’, ‘손보기’, ‘다시 맞춤’ 같은 작업이 늘어난다면 이는 공정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이다. 이런 단계에서 개입해야 큰 품질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다섯 번째는 관리자의 현장 체류 시간이다. 관리자가 현장을 자주 찾지 않으면, 현장은 문제를 숨기거나 스스로 판단해 임시 대응을 하게 된다. 이는 데이터에는 남지 않지만, 조직 리스크는 커진다.
생산관리자는 숫자보다 현장의 신호를 먼저 읽어야 한다. 지표는 결과이고, 신호는 원인이다. 현장 신호를 읽을 수 있는 관리자가 진짜 생산관리자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주택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