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11월, ‘한국판 블프’ 쇼핑 대전 개막…대형마트·이커머스 자존심 승부

이마트 ‘쓱데이’·롯데마트 ‘땡큐절’ 포문…
지마켓·11번가도 대규모 할인전 가세하며 연중 최대 격돌 예고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업계가 11월을 맞아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앞다투어 열며 ‘쇼핑 대전’의 막을 올린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중국의 광군제를 떠올리게 하는 ‘한국판 블프·광군제’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겨냥한 자존심 대결이 본격화됐다.

 

 

신세계그룹은 30일부터 11월 9일까지 18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초대형 할인 행사 ‘쓱데이(SSG DAY)’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가 쓱데이 첫날부터 4일간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며 포문을 연다. 이마트는 행사 카드로 결제 시 한우와 삼겹살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하고, 특히 삼겹살은 ‘완판’ 시 쿠폰을 지급해 11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쓱데이 행사와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품절제로 보장제도’를 도입한다. 감홍 보조개사과, 조생 햇귤 등 제철 과일도 4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롯데마트도 같은 날인 30일부터 2주 동안 식료품 중심의 대형 할인 행사 ‘땡큐절’을 연다. 1주 차 대표 상품으로 반값 한우를 내세워 이마트에 정면 승부를 걸었으며, 전복·킹크랩 50% 할인, 생수 2+1 행사 등 대중적 인기 품목 중심의 실속 할인도 마련했다. 홈플러스 역시 ‘블랙 홈플런(Black Home-ple Run)’을 통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할인 경쟁에 합류하며 오프라인 유통 3사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참전한다. 지마켓은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빅스마일데이(Big Smile Day)’를 진행하고, 11번가는 같은 기간 ‘그랜드십일절(Grand 11절)’을 연다. 11번가의 그랜드십일절은 2008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11월 대규모 할인 행사로, 사실상 ‘한국판 광군제’의 원조로 꼽힌다. 올해 역시 가전, 패션, 식품 등 전 품목에 걸쳐 대폭적인 할인이 예고됐다.

 

지마켓은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사 소속으로, 행사 참여 판매자(셀러)의 할인 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셀러들은 추가 부담 없이 상품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층 큰 폭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는 이 같은 셀러 지원 경쟁이 이커머스 할인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11월은 여름휴가철과 추석, 연말 소비 시즌 사이에 낀 ‘쇼핑 비수기’로 불렸다. 그러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광군제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유통사들이 이 시기에 맞춰 대규모 할인전을 시작했고, 이제는 11월이 오히려 ‘쇼핑 성수기’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1월 할인 행사는 영업이익보다는 매출 극대화를 노리는 시기”라며 “이 시기에는 각 사의 유통·마케팅 역량이 비교되는 만큼 자존심이 걸린 전쟁과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부담이 여전한 시기인 만큼, 올해 11월은 합리적 소비를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의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 활용하면 실질적인 체감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