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욜로에서 요노로”…2030세대, 소비의 철학이 바뀌다

‘한 번뿐인 인생’보다 ‘하나면 충분한 삶’…경험과 가치 중심의 합리적 소비로 변화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You Only Live Once)’던 욜로(YOLO)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하나면 충분하다(You Only Need One)’는 요노(YONO)가 2030세대의 새로운 소비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조건 아끼자는 의미가 아니라, 꼭 필요한 하나를 선택해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합리적 소비 태도다. 물가 상승과 고금리, 불확실한 미래가 일상화된 시대에 이들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진짜 나에게 필요한 것’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소비를 재정의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외형보다 내면의 성장과 만족을 중시하며, 자기 계발과 문화 경험, 자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명품 대신 심리 상담이나 퍼스널 트레이닝, 뮤지컬 관람 등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이는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곧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셀프 브랜딩과 자기 돌봄 같은 키워드가 여성 소비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다.

남성들의 소비 흐름은 조금 다르다. 그들은 자산 형성과 자기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 주식이나 가상자산, 자동차 등 투자형 소비가 활발하며, 동시에 피트니스와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지출도 크게 늘고 있다. ‘운동과 건강이 미래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헬스장과 PT, 건강기능식품에 꾸준히 투자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한 재테크 강의나 경제 콘텐츠 구독 등 지식형 소비도 두드러진다.

 

 

연애 여부 역시 소비 방향에 영향을 준다. 연애를 시작하면 식비나 여행비 등 ‘함께하는 경험’에 대한 소비가 자연스레 증가한다. 맛집 탐방, 주말 여행처럼 관계를 위한 소비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낭비가 아니라, 추억과 공감이라는 감정적 만족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성 역할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요리, 스킨케어, 요가 등 과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분야에 남성들의 관심이 커졌고, 뷰티·헬스케어 시장에서 남성 소비자의 존재감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그루밍족’을 넘어 ‘루틴족’이라 불리는 새로운 남성층은 일상의 루틴과 자기 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는 외모 관리 차원을 넘어, 자신만의 리듬과 정체성을 중시하는 세대의 자의식을 보여준다.

 

결국 2030세대의 소비는 더 이상 ‘누리는 소비’가 아니다. 욜로에서 요노로의 전환은 이들이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현명하고 주체적인 소비를 통해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는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고, 그 속에서 삶의 만족을 찾는다”며 “브랜드가 이들의 섬세한 취향과 합리적 선택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이들에게 소비란, 많음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로 충분한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다.

 

 

한국e마케팅저널 이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