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게 관리되는 자동차 정비소나 장인의 공방에 가보면 벽면에 걸린 공구판(섀도우 보드, Shadow Board)을 흔히 볼 수 있다. 렌치, 망치, 드라이버 등 수많은 공구가 걸려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공구를 빼내면 벽면에 그 공구와 똑같이 생긴 테두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보기에 예쁘라고 그려놓은 것일까? 아니다. 생산관리에서는 이를 공장의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위대한 발명품, '눈으로 보는 관리(Visual Management)'와 '5S 운동'의 핵심으로 꼽는다. 공장이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가장 크고 치명적인 낭비는 무엇일까? 바로 '물건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이다. 작업자가 10mm 스패너 하나를 찾기 위해 공구함을 뒤적이는 데 5분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작업자 100명이 하루에 한 번씩만 공구를 찾아 헤매도 매일 500분이라는 막대한 생산 시간이 공중으로 증발해 버린다. 아무리 좋은 기계를 들여놓아도, 정작 작업자가 나사를 조일 드라이버를 찾지 못하면 컨베이어 벨트는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이 거대한 낭비를 없애기 위해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5S 운동'이다. 정리(Sort), 정돈(Set in or
우리가 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살 때를 생각해 보자. 미리 잔뜩 사서 냉장고에 쟁여두면 공간만 차지하고 나중에는 상해서 버리게 된다. 공장도 마찬가지다. 물건을 미리 만들어 쌓아두면 창고 비용이 들고, 유행이 지나면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가 되어 회사의 자금을 묶어버린다. 그래서 등장한 혁신적인 방식이 바로 '적시 생산(Just-In-Time, JIT)'이다. JIT는 말 그대로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만드는 생산 방식이다. 마치 회전초밥집이 아니라 주문을 받자마자 셰프가 신선한 초밥을 쥐어주는 고급 초밥집과 같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밥은 딱딱해지고 생선은 마르기 때문에, 가장 맛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주문 즉시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자동차 회사 도요타가 처음 도입했는데, 그들은 재고를 '생산 현장의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과도한 재고는 공장의 문제점을 숨기는 바닷물과 같다.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바닥에 있는 뾰족한 암초(기계 고장, 불량품, 작업 지연)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JIT를 통해 재고라는 물을 걷어내면 숨겨진 문제들이 암초처럼 드러난다. 그때 비로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공장의 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