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위원회 대신 회계부터 정비하라: 뿌리 기업의 생존을 쥐고 있는 '지배구조(G)' 방어선
대기업식 거버넌스 흉내 내기보다 대표 개인과 법인의 자금을 엄격히 분리하고 승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소규모 현장형 윤리 경영의 핵심이다
수십 년간 기름때를 묻히며 공장을 키워온 뿌리 기업의 창업주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다가오는 가업 승계다. 당장 오늘 생산 라인을 돌리고 납품 단가를 맞추는 것도 벅찬데, 회사를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복잡한 세금 문제까지 겹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런 치열한 생존과 승계의 기로에 선 50인 미만의 영세 기업에게, 대기업 원청이 불쑥 들이미는 ESG 평가 중 '지배구조(G)' 항목은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사회 내에 윤리 위원회를 설치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헌장을 제정하라는 요구는, 창업주 가족과 소수의 실무자가 재무와 인사를 도맡아 하는 소규모 현장의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탁상공론일 뿐이다. 하지만 시야를 좁혀 현장의 언어로 번역하면, 소규모 기업의 지배구조(G)는 거창한 이사회 규정이 아니다. 그 핵심은 '법인과 개인의 자금을 엄격히 분리하는 것', 그리고 '가업 승계 과정에서의 세무 및 법적 리스크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원청 기업이나 대출을 실행하는 금융기관이 협력사에게 바라는 지배구조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다. 대표이사가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유용하거나, 불투명한 지분 구조 탓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 납품에 차질이 생기는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