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병원이나 답답한 교실 대신, 따뜻한 온기를 지닌 강아지의 손길로 마음의 병을 치유받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정서적 불안감이나 자폐증을 겪는 소아 환자들에게 '치료견'이 단순한 동물을 넘어 치료 과정의 핵심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병원 가기가 설레요"… 자폐·불안 아동의 마음 연 '미아'
북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어린 어린이 클로다는 세 살 무렵부터 심각한 병원 공포증과 불안증에 시달렸다. 진료를 거부하고 거친 저항을 이어가는 탓에 상태가 악화되었고, 심지어 탈모와 식욕 부진이 겹쳐 6개월간 집밖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절망에 빠진 클로다 가족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북아일랜드 보조견 협회(ADNI)의 전문 치료견 '미아(Mia)'와의 만남이었다. 4살 반 된 라브라도돌(Labradoodle) 품종인 미아는 자폐증 및 정서 불안 아동 지원을 위해 특수 훈련을 받은 보조견이다.
미아를 만난 후 클로다는 병원 방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오히려 진료 날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클로다의 어머니 카린 도허티 씨는 "미아가 아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과 평온함을 안겨주었다"며 "같은 처지의 많은 부모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채혈이나 주사 바늘에 대한 극심한 공포로 힘들어하던 또 다른 아동 카올피온 역시 미아와의 꾸준한 교감을 통해 불안을 완전히 털어냈다. 현장 의료진 역시 치료견의 도입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알트나겔빈 병원의 전문 간호사들은 치료견이 아이들의 신뢰를 얻어 두려움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고 입을 모았다.
교실까지 영역 넓히는 치료견… 등교 거부 아동도 일으켜
치료견의 활약은 병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학교 현장에서도 교실 내 치료견 도입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아머주의 에덴더리 초등학교에 배치된 치료견 '탈리'가 대표적이다. 학교 측은 치료견이 학생들의 자존감과 교우 관계에서의 소통 능력을 향상하고, 학습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ADNI의 제럴딘 맥코기 대표는 "치료견을 보기 위해 아침마다 기쁘게 일어나는 등교 거부 아동들이 늘고 있다"며 자폐증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만큼 성인 수혜자 역시 확대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정부 지원 부족에 난항… "NHS 예산 절감 효과 증명돼야"
하지만 이 같은 치료견 서비스의 확대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따른다. 생후 8~12주부터 시작해 약 1년간 이어지는 고도의 전문 훈련 과정은 물론, 유지비·보험료·건강 관리비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ADNI 측은 털이 잘 빠지지 않아 알레르기 유발이 적은 라브라도돌 품종을 중심으로 현재 34마리의 전문 치료견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으나, 계속해서 치솟는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제럴딘 맥코기 대표는 "치료견의 조력 덕분에 아동들의 입원 기간이 줄어들면서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예산 수십만 파운드가 절감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핵심 재정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무상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e마케팅저널 김수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