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시중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신탁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유사 상품과의 수수료율 차이 등 핵심 정보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 ETF와 사실상 동일한 상품임에도 수수료 차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7일 주요 시중은행의 ETF신탁 상품설명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A은행은 핵심(요약)설명서에서 자사의 ETF신탁 상품을 공모펀드 등 투자성 상품이 아닌 예·적금 상품하고만 비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성 상품을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A은행의 ETF신탁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2조 2,000억원에 이른다.
ETF신탁은 특정금전신탁에 ETF를 편입한 상품이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을 할 수 없는 은행들이 ETF를 판매하기 위해 단일 ETF 상품을 신탁 형태로 구성해 판매해 왔다. 사실상 증권사에서 매매하는 ETF와 동일하지만, 수수료율이 약 2배 높은 1% 수준이며 특정 목표 수익률 구간(1~5%)에 도달하면 자동 해지되는 구조를 갖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19조 및 감독규정 제13조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상품 가입 시 불이익이나 유사 상품과의 차이점 등을 요약해 제공해야 한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고 주요 핵심 정보를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A은행과 C은행은 자사 ETF신탁 상품과 증권사 직접 매매 방식을 비교하면서 정작 수수료 차이라는 중요한 정보는 본설명서에 담지 않았다. 예컨대 '타이거(TIGER) 반도체TOP10' ETF를 편입한 신탁 상품의 경우, 은행의 신탁 수수료율만 기재하고 증권사 직접 매매 시 발생하는 수수료율은 고지하지 않는 방식이다. B은행의 경우 본설명서에 유사 상품과의 비교 설명 자체를 누락했다.
설명 의무 부실뿐만 아니라 상품 판매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목표 수익률 1% 이하 상품 7,900건, 1~3% 상품 13만 8,500건, 3~5% 상품 26만 1,500건을 판매했다. 당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를 웃돌고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목표 수익률 설정이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다. 신탁 수수료를 챙기는 은행이 고객의 투자 수익보다 자사의 수수료 수입을 우선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식 투자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판매도 크게 늘었다. 고령층 대상 ETF신탁 판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6,492건에서 올해 5월 5만 2,082건으로 702% 급증했다.
ETF신탁을 판매해 온 은행권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은행들의 설명 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금감원)은 1%에 달하는 수수료 체계를 투명하게 공개했는지, 증권사 ETF와의 수수료 차이를 온전히 설명했는지 등을 주요하게 살펴볼 방침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검사 초기 단계로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하였습니다.
한국e마케팅저널 김수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