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보유세 강화안 발표에 강남권 급매물 출회…전세 시장은 가격 상승세

정부의 보유세 강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지며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오는 반면, 임대차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전환 움직임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는 등 상반된 기류가 감돌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6만 4,09건에서 9일 6만 2,516건으로 6일 만에 2,107건(3.4%) 증가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2,000건이 넘는 매물이 추가로 쏟아진 셈이다.

 

매물 증가세는 세 부담 인상 폭이 큰 강남권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 집중됐다. 서초구의 매물은 7,630건에서 8,098건으로 6.1% 증가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5.0%), 영등포구(4.7%), 용산구(4.5%), 광진구(4.2%)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권 매도 물량이 급증한 이유는 보유세 부담 우려 때문이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우병탁 전문위원 분석(공정시장가액비율 80% 적용 기준)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1,257만원)의 두 배 수준인 2,509만원으로 늘어난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2㎡ 역시 올해 2,284만원에서 내년 3,874만원으로, 래미안퍼스티지 동일 면적은 1,905만원에서 3,367만원으로 각각 급증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기존 호가를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로 내려 재등록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 8일 기존 호가보다 1억원 내린 45억원에 매물이 다시 나왔으며,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도 7일 5,000만원 낮춘 31억원에 재등록됐다.

 

매매 시장에 급매물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임대차 시장은 전세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제 혜택 차이가 커지면서 비거주 1주택자들이 직접 입주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전세 호가는 세제 발표 후 24억~25억원 선으로 상승했다. 인근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60㎡ 역시 10억원 초반대 전세 매물이 소진된 뒤 13억~16억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비거주 주택이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으로 줄어들 경우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실거주 요건 강화나 세 부담 인상으로 집주인이 직접 입주를 선택하게 되면 전세 공급 물량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보유세를 높인다면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일부 낮추는 방식으로 거래세 문턱을 다소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하였습니다.

한국e마케팅저널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