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살 때 30롤짜리 대용량을 사는 게 무조건 이득일까?

눈앞의 할인가격과 숨겨진 보관 비용 사이에서 최적의 주문량 찾기

마트에 가면 두루마리 휴지 30롤이 들어있는 대용량 제품을 엄청난 할인가에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낱개로 사는 것보다 하나당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에 무조건 대용량을 집어 드는 것이 이득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휴지들을 집에 가져오는 순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거대한 휴지 묶음을 보관할 베란다나 수납장 공간이 부족해지고, 습기가 차서 휴지가 눅눅해지거나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숨겨진 비용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에서도 재료를 구매할 때 이와 똑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부품이나 원자재를 한 번에 아주 많이 주문하면 물건값과 배송비를 크게 아낄 수 있다. 이렇게 물건을 주문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주문 비용이라고 부른다.

 

반대로 한꺼번에 들어온 엄청난 양의 재료를 보관하려면 거대한 창고를 새로 빌려야 하고, 물건이 상하지 않도록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재고를 관리할 사람도 더 고용해야 한다. 이렇게 물건을 보관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재고 유지 비용이라고 한다.

 

생산관리에서는 이 두 가지 비용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완벽한 주문 개수를 찾아내는데, 이를 경제적 주문량 또는 영어 약자로 이오큐(EOQ)라고 부른다. 한 번에 많이 사면 주문 비용은 줄어들지만 재고 유지 비용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반대로 조금씩 자주 사면 재고 유지 비용은 줄어들지만 배송비 같은 주문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결국 눈앞에 보이는 싼 가격표에 현혹되어 무작정 물건을 많이 사들이는 것은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물건을 사 올 때 드는 비용과 그것을 안전하게 보관할 때 드는 비용을 꼼꼼하게 저울질하여 가장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경제적 주문량이 알려주는 재고 관리의 핵심 원리다.

 

[※ 칼럼의 그림 및 도표는 AI 활용하여 작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