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물가불안 조장' 탈세 업체 3,195억 원 추징…"민생경제 보호"

114개 업체 조사종결…적출금액 7,698억 원, 범칙처분 33건
상위 10개 업체가 전체 추징액의 78% 차지

국세청이 고물가 상황을 틈타 부당한 이익을 챙긴 업체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벌여 3,195억 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7월 12일 이 같은 내용의 물가안정 세무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117개 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면서도 그에 따른 소득은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곳들로, 독·과점 기업과 담합 가담 업체, 가공식품·농축수산물·생필품 제조사, 외식 프랜차이즈 등이 두루 포함됐다.

 

조사는 올해 6월까지 114개 업체에 대해 마무리됐다. 적출금액은 7,698억 원, 추징세액은 3,195억 원에 달했으며 조세범칙 처분은 33건(고발 13건)이 이뤄졌다. 특히 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가 부담한 세액만 2,480억 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약 78%를 차지해 소수 대형 업체에 탈루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독·과점 업체 9곳에서 1,809억 원, 외환 부당유출과 할당관세 악용 등 15곳에서 585억 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29곳에서 359억 원이 각각 추징됐다. 이 밖에 가공식품·생필품 제조업체 204억 원, 예식·장례 업종 140억 원, 가격·입찰 담합 98억 원 순이었다.

 

적발된 수법도 다양했다. 한 종합식품 제조업체는 과점적 지위를 앞세워 제품 가격을 5%가량 올린 뒤, 유통업체 입점을 위해 지급한 접대성 판매장려금 200억 원가량을 물류비로 둔갑시키고 특수관계법인에 150억 원 상당의 이익을 넘긴 사실이 확인돼 약 200억 원을 추징당했다.

 

 

가격 대신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린 대형 F&B 프랜차이즈도 적발됐다. 이 업체는 원재료 매입 과정에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고가에 사들이고 계열사 홍보비를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700억 원가량의 법인소득을 탈루해 200억 원 상당이 추징됐다. 원두값 상승을 이유로 커피 가격을 올린 유명 프랜차이즈는 정작 사주 일가에 가공급여로 20억 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독·과점 업종과 담합이 잦은 업종, 민생밀접 업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경제 여건을 핑계 삼아 가격을 올리면서 세금을 탈루한 업체는 즉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시보관과 금융계좌 추적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이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물가안정이 민생의 최우선이라는 국정운영 기조에 발맞춰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탈세자에게는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반칙과 특권, 불공정행위로부터 민생경제를 보호하고 조세정의를 바로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e마케팅저널 정다희 기자 |